삼전도비 해석


누가 어떤 복장을 입건 신경 쓰지 않는 현대에서는 


의미를 크게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이때 인조가 청나라 복장을 받아 입었다는 것 자체가 큰 의의가 있다.


그 까닭은 옛날 사대교린 관계에서 의복의 제도는 천자가 결정하여 


제후와 신하, 백성들에게 내렸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신분의 고하귀천에 따라 


의식주의 제도를 모두 법도로 정했으며, 


이는 천자가 지배자로서 


신민의 사생활조차도 간섭하고 통솔할 절대적인 권리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상징이었다. 


이 때문에 관복을 내려주는 것은 다른 나라를 자신의 영향권으로 집어넣었다는 증명이다.



즉, 명나라의 의복 제도를 따르던 조선의 왕이


청나라 황제가 내려준 의복을 입었다는 것은 


조선이 명의 영향권을 벗어나 


청의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만드는 정치 퍼포먼스였다. 


중국의 변발이나 구한말의 단발령의 반발이 강력했던 것도 


당시에는 머리 모양도 이렇게 엄격한 의복 복제의 일부로 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조는 곤룡포가 아닌 평민의 복장인 남염의(藍染衣)를 입었다.


죄인이라 용포를 입을 수 없다는 용골대의 의견과 용포는


명나라에서 하사한 의복이기 때문에 더더욱 입을 수 없었다.


항복 예가 끝나고 명나라에서 내려온 고명과 의복 장구류는 죄다 반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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