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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장원공


가장 유명한 일화로 

과거시험에서 장원만 9번을 해서

당시에는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고 불렸다. 


일반적으로 조선의 과거는 

생원과/진사과(소과) 초시→생원과/진사과 복시→문과(대과) 초시→문과 복시→문과 전시의 5번을 거치게 되는데


이이의 경우는 생원과와 진사과 모두 장원으로 통과, 

문과 전 시험 장원으로 통과, 

거기에 특별시험인 별시에서도 장원, 

진사과 초시에서도 장원을 한번 더 해서 총 9번의 장원을 하게 된 것이다


요즘으로 치자면 

사시, 외시, 행시 고등고시의 1, 2, 3차 시험을 

모두 수석으로 합격한 이상의 대업적이다.

그런데 응시자인 양반들 입장에선 

9번이나 열명단위로 뽑히는 커트라인이 올라간 셈이다.





이이가 장원을 한 시험과 시간은 다음과 같다.

생원과 초시 : 29세 

생원과 복시 : 29세 

진사과 초시 : 13세, 29세 

진사과 복시 : 21세 (29세에도 응시했으나 장원은 못하고 합격) 

대과 초시 : 29세 

대과 복시 : 29세 

대과 전시 : 29세

별시 초시 : 23세




이이가 장원을 많이 했다고는 하나 

시험에 떨어진 적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24세때 이이는 「천도책」(天道策)으로 별시 초시에서 장원으로 합격하였다. 

그러나 정작 대과에서는 낙방하였다.

<퇴계선생전서 권16 담이숙헌>에 

퇴계가 '소년등과는 불행'이라며 

등과에 실패한 이이를 위로하는 구절이 있다.




그는 책을 읽을 때 무려 10줄을 한 번에 읽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였다.


이게 뭐가 대단하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시대 책들은 일부 서적을 제외하면 

전부 한자로 적혀 있던 시절이다. 

이 시절에는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 조선 선비라도

한 번에 1줄 읽는 것도 어려워한다는 이야기가 

선비들 사이에 오갈 정도로 책을 읽는 것은 어려웠다. 


2000년대 초반 한국으로 치자면, 

영어 전문 서적을 독해할 때, 

수십줄을 동시에 읽고 해석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옛 고서를 보면 줄(계선)이 쳐 있는데 이를 행(行)이라고 한다. 

한 줄에 20자가 들어가면 10행 20자라고 표현하는데 

이걸 한 번에 읽었다는 뜻이 된다. 


못해도 200자의 한자를 한꺼번에 읽었다는 뜻. 

게다가 필사본이라면 

일반적인 목판본/활자본에 비해서 

작고 빽빽하게 적혀 있는데다 초서로 적혀 있어 

더 많은 한자를 읽었던 것 뿐만 아니라 

그 글자가 무엇인지 정확히 읽을 수 있었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사실 이이가 조선의 대표적인 천재로 인정받는 이유는 

그의 학습능력이 빼어난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의 뛰어난 사상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록들은 십만양병설의 진위 문제와 함께 서인의 거두로서 이이의 신격화 작업의 일부였다는 점을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한다. 여러번 과거를 응시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이 많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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